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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도 전염된다

워니의서재 2019. 4. 23. 00:00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도무지 알 수 없었던 상황을 떠올려보라. 새로 다니기 시작한 교회에 나간 첫날, 낯선 외국에 처음 도착했을 때, 혹은 모르는 사람들뿐인 만찬회에 참석했을 때 등등. 그런 상황에서 주위와 어울리기 위해 당신은 어떻게 했는가? 말할 것도 없이, 당신은 주변 사람들의 행동을 지켜봤다.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우리 모두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단서를 구하기 위해 타인을 살핀다. 화려한 만찬회에서 필사적으로 테이블을 살피며 디저트용 포크가 어떤 것인지 알아내려 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 만약 그런 적이 없었다면 각 포크의 용도를 제대로 알아서 그랬던 것이기를 바란다. ) 환경이 낯설면 우리는 극도로 예민한 사회적 안테나를 세운다.

 

 

만찬회 상황에서 우리의 안테나는 커다란 효과를 발휘한다. 식사 중인 사람들 중 누군가는 무엇을 해야 할지 알 테고, 우리는 단지 그 사람을 따라 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화의 시기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을 수 있고, 그로 인해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예컨대 긴급 상황에 처하게 되면 우리는 가까이에 우리를 도울 사람이 딱 한 명만 있기를 원한다. 그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비브 라타네 Bibb Latane와 존 달리 John M. Darley가 수행한 연구를 음미해보자.

 

 

조사 연구에 자원한 컬럼비아 대학 학생들은 방 안에 앉아 설문을 작성했다. 일부는 방에 혼자 들어갔고 나머지는 다른 두 명의 학생들과 함께 들어갔다. 설문을 작성하는 동안 '위기'가 발생했다. 벽에 난 구멍을 통해 방 안에 연기가 흘러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불 규칙적으로 계속해서 흘러들어온 연기는 마침내 방 안을 희뿌옇게 채웠다. 혼자 있던 학생들은 전체의 75퍼센트가 자리에서 일어나 연기에 대해 누군가에게 알리려고 했다. 하지만 세 명의 학생이 동시에 방 안에 들어간 경우에는 부로가 38퍼센트만이 상황을 전했다.

 

 

그들은 그냥 자리에 앉아서 연기를 들이마시고 있었는데, 한 사람이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 것이 다른 두 사람에게 " 이 연기구름은 그렇게 큰일이 아니구나"라는 신호가 되었던 것이다. 이와 유사한 어떤 연구에서는 한 사람 대 두 사람 그룹으로 나뉜 피실험자들이 설문을 작성하던 중 방 안 칸막이 너머에 여성이 소란스럽게 넘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혼자 그 소리를 들은 경우에는 70퍼센트가 여성을 도와주러 갔으나, 두 명이었을 때는 40퍼센트만이 도움을 주었다. 또 그 두 명은 도와주려고 할 때도 한 명만 있을 때보다 행동이 더 느렸다.

 

왜 집단은 개인만큼 적절한 반응을 보이지 못할까? 모호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사건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 단서를 얻기 위해 타인에게로 눈을 돌린다. 만약 쇼핑몰에서 갑자기 쓰러지는 사람을 본다면 당신은 황급히 머리를 굴려서 그럴듯한 해석을 내놓을 것이다. 심장마비다! 잠깐, 아니면 아마도 실수로 발이 걸려서 넘어졌겠지. 혹시 누군가 보라고 개그를 한 것이면 어떡하지? 당신은 그쪽으로 당장 달려가기를 망설인다. 만약 그 사람이 단지 실수로 넘어진 것이면 큰일이라도 난 듯 행동을 했다간 당신과 그 사람 모두가 민망해질 터이기 때문이다.

 

 

만약 주변에 있던 사람이 당신 혼자였다면 당신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달려갔을 것이다. 하지만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있다면 처리해야 할 자극이 두 가지로 늘어난다. 즉 사람이 쓰러졌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그것을 본 다른 사람들의 반응까지 고려하게 된다. 당신은 잠시 멈춰서 다른 사람들을 살필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저 사람이 심장마비에 걸렸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당신은 그 자리에 서서 망설이며 위기 상황이 발생했다는 기미만 보이면 즉각 행동을 개시할 태세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당신이 그렇게 기다리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당신을 살핀다. 당신이 망설이는 모습은 지금 상황이 심각한 것이 아니라는 그들의 생각을 뒷받침하는 데이터가 된다. 연기로 가득한 방 안에 있던 세 사람이 찍소리도 않았던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다. 우리는 모두 동료 집단에게서 받는 '압력'이 발휘하는 영향력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압력'이라는 말은 너무 과장된 표현일지도 모른다.

 

 

동료 집단 '인식'이라는 표현으로 충분하다. 이 책을 통틀어 다음 주장만큼 실증적 조사를 통해 철저히 뒷받침되는 것은 없다. "당신이 어떤 행동을 하는 이유는 동료 집단이 그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 또래 패거리를 따라 몸에 피어싱을 한 10대 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당신' 또한 마찬가지다. 행동에는 전염성이 있다. 잠시 행동이라는 전염병에 대해 살펴보자.

 

우선 충격적인 어떤 연구 결과부터 시작한다. 비만은 전염된다. 하버드 의과대학의 니콜라스 크리스타키스 Nicholas Christakis 박사는 32년간 1만 2607명의 사람들을 추적한 결과, 어떤 사람이 비대해지면 그와 가깝게 지내는 친구도 비대해질 가능성이 3배나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주목할 것은, 장소의 근접성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비만은 서로 다른 지방에 거주하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퍼져나갔다." 이 결과를 설명하려면 크리스타키스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괜찮은 체형"에 대한 우리의 관념은 주변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변화합니다." 음주 또한 전염된다. 남자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기숙사 룸메이트가 고등학교 시절 자주 술을 마시던 사람인 경우에는 평점이 평균 0.25점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전염성 있는 행동은 무수히 많다. 결혼하기, 누군가와 인사차 악수하기, 유행하는 플러피 부츠 신기, 구글에 투자하기 등. 강박적으로 침 뱉는 습관이 생기길 원치 않는다면 야구 선수와는 어울리지 않는 편이 좋을 것이다.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우리가 타인의 행동을 모방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우리 상황이 낯설거나 모호할 때 특히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 예민해진다.

 

 

 

변화의 상황은 당연히 낯설 수밖에 없다. 따라서 변화를 추구할 때는 사회가 보내는 신호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것이 변화의 성공을 보장할 수도, 변화를 실패로 이끌 수도 있기 때문이다. 코끼리를 몰고 낯선 길을 간다면 그 코끼리는 아마 무리를 따라가기가 쉬울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무리가 생겨나게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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