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자 맛집 리스트가 흥행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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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니의 칼럼

이영자 맛집 리스트가 흥행한 이유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 후 급격하게 인기가 많아졌습니다. 그녀가 맛있다고 말만 하면 인기 메뉴가 됩니다. 저도 출장 다닐 때 '소떡소떡 소시지'를 보기는 했지만 그냥 흔하게 보이는 그저 그런 소시지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언급한 이후부터 더이성 소떡소떡 소시지는 그냥 일반 소시지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저는 그냥 단순히 이영자가 맛 표현을 잘해서 인기가 많고 잘 팔린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댄 애리얼리 부의 감각'을 읽다가 아 이거 때문이구나 싶었습니다.


 

첫째, 소비경험 Consumption experience입니다. 소비경험은 어떠한 대상에 대한 즐거웠던 기억의 총체적인 경험입니다. 예를 들어 빠른 속도의 자동차를 운전할 때 즐거웠던 경험 또는 어떤 음식을 먹고 즐거웠던 경험을 말합니다.

둘째, 소비 단어 Consumption vocabulary입니다. 사람들이 어떤 경험을 묘사하기 위해 쓰는 단어입니다. 소비 단어는 사람들로 하여금 생각하고 집중하고 주의를 기울이고 마음을 느긋하게 하고 어떤 경험을 다른 방식으로 느끼게 하며, 궁극적으로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경험하게 합니다.

 

 

주방장 특선 요리에 1분 동안의 설명은 요리 자체만이 아니라 그 요리와 관련된 배경과 역사까지 다룹니다. 향과 식감과 맛에 초점이 맞춰진 이야기는 미묘하고 복잡한 요리 방법에 대해 생각하도록 유도합니다. 사람들은 그 묘사만 듣고서도 그 요리를 바라보고 씹어먹고 냄새 맡고 뜯는 상상을 하게 됩니다.


소믈리에가 와서 와인 목록을 건넨다. 그 목록이라는 게 그야말로 한 권의 무거운 책이다. 릭은 와인 전문가가 아니기에 뭐가 좋은지 추천해달라고 한다. "네, 여기 이 '2010년 샤또 뱅드 윰 피노누아'가 특별히 생산한 귀한 포도로 제작된 와인입니다. 그 남프랑스에 내린 비로 지하수가 얼마나 넘쳐났던지 대부분 포도밭의 저지대가 잠겼지요. 그래서 그해 수확된 포도는 특히 알갱이가 굵고 단단합니다. 그리고 이 포도는 통상적인 경우보다 정확하게 144시간 뒤에 수확했으며 산에서 불어오는 미풍과 신선한 물을 사용해서 숙성시켰습니다. 그 덕분에 이 제품은 상도 여러 개를 받았고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완벽한 미각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서 특별히 제작된 와인이지요."


소비 단어가 소비뿐 아니라 생산과정까지 함께 묘사할 때 사람들은 그 제품이나 서비스에 한층 더 많이 고마워하며, 더 나아가 그 가치를 한층 더 높게 평가합니다. 즐거움은 자기 외부에 존재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경험에서 그리고 동시에 자기 머릿속에 기억된 경험에서 비롯됨을 명심해야 합니다.

 

 

고급 음식점에서 소믈리에가 와인을 묘사하는 말은 복잡하고 시적이라 매혹적이었지만, 강수량이나 수확시기가 와인의 품질에 미치는 영향이나 와인의 타닌 성분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는 혼란스럽기도 합니다. 그 말은 어쩐지 전문가들끼리만 알아듣는 말처럼 들립니다. 이처럼 언어는 경험을 어떤 프레임으로 묶을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언어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소비에 추가로 관심을 더 갖게 만들 수 있으며, 그 경험 중에서도 특정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어떤 것에서 보다 큰 즐거움을 느낄 때 우리는 이것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고 또 그에 대한 대가로 기꺼이 더 많은 돈을 지불할 수도 있습니다.

 

 

확실한 건 집이나 사무실에서 급하게 음식과 함께 먹는 와인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에 화려한 언어를 사용하는 소믈리에나 셰프가 있는 레스토랑에서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먹는 것은 같은 음식이라도 맛이 상당히 다릅니다.

 

 

자 그럼 이제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이영자가 묘사했던 표현을 보겠습니다.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이영자가 마장휴게소에 있는 메뉴를 설명한 대사입니다.

 

이영자 : 돌솥밥으로 해가지고, 백반 위에 그 한정식, 크허으어으어어 딱 먹으면 '양반이 된 느낌', 남들의 소중한 땀이 땀이 모여서 밥상이 된 느낌 "내가 귀중한 애구나. 그런 느낌을 받는다니까요."

 

 

위에 문장은 소비경험과 소비 단어가 모두 들어가 있습니다. 소비경험은 어떠한 대상의 즐거웠던 경험의 총체적인 경험이고, 소비 단어는 어떠한 경험을 다른 방식으로 느끼게끔 합니다. 사람들은 이영자의 묘사만 듣고서도 그 요리를 먹고 맛있다고 생각하는 상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양반이 된 느낌'은 고급 레스토랑에서 음식과 함께 와인을 곁들이면 마치 내가 상류층이 된듯한 느낌과 같은 효과를 줍니다.

 

 

셋째, 제의입니다. 제의는 과거 경험과의 연결성을 확장하고 특정한 의미의 감각을 생성함으로써 우리가 느끼는 즐거움을 늘려줍니다. 이 과정에서 제의에 사용되는 것에 대한 가치평가가 높아집니다. 예컨대 생선초밥 한 개나 와인 한 잔은 이를 소비하기 위해 우리가 취하는 행동이나 절차에 힘입어 '보다 비싼 것'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아래가 하나의 예시입니다. 제의는 음식을 먹을 때 절차를 말합니다. 와인을 마실 때 와인 잔을 빙빙 돌리고 입술을 오물거리며 음미하고 또 잔을 들어 건배 제의를 할 때 그렇게 하지 않을 때보다 더 맛있게 느껴집니다.

 

 

제의는 단일한 경험을 이것과 똑같은 과거와 미래의 다른 많은 경험과 이어줍니다. 이 연결 덕분에 그 경험을 과거로 또 미래로 확장되는 전통의 일부분이 되고, 그럼으로써 추가적인 의미를 획득합니다. 즐거움은 자기 외부에 존재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경험에서 그리고 동시에 자기 머릿속에 기억된 경험에서 비롯됨을 명심해야 합니다. 언어와 마찬가지로 제의도 소비 경험의 질을 높여줍니다. 제의는 과거 경험과 연결성을 확장하고 특정한 의미의 감각을 생성함으로써 우리가 느끼는 즐거움을 늘려줍니다. 

 

 

또 다른 예를 하나 보겠습니다. 지금의 이영자를 만들어준 그 유명한 '소떡소떡 소시지' 묘사입니다.

이영자 : "소떡소떡 수제 소시지는 하나씩 먹으면 안 되고, 갈비 뜯듯이 딱 들어 소시지와 떡을 같이 씹어야 돼요. 케첩을 두 번씩 왔다 갔다 하고, 머스터드는 한 번만 뿌려주세요.

 

위에 문장에서 '소떡소떡 소시지'를 먹기 위해 절차가 존재합니다. 케첩을 두 번 왔다 갔다 뿌려야 하고, 머스터드는 한 번만 뿌려야 합니다. 그리고 먹을 때는 하나씩 먹으면 안 되고 갈비를 뜯듯 소시지와 떡을 꼭 함께 먹어야 한다는 절차가 있습니다. 바로 이것의 제의입니다. 이렇게 절차를 만들어 음식을 먹음으로써 특정한 의미의 감각을 생성하고 음식을 더 맛있게 먹을 수 있게 합니다.

 

 

만약 고객에게 무언가를 판매하고자 한다면 위의 세 가지는 기본적으로 지켜야 합니다.

첫째 소비경험은 제품을 구매하고 어떠한 즐거운 경험을 하는지 설명해야 합니다.

둘째, 소비 단어는 그 제품을 구매하고 내가 어떻게 그 제품을 경험하고 있는지 상상이 가능해야 합니다.

셋째, 제의는 제품을 더욱더 즐겁게 사용하는 방법이니다.

 

책으로 예를 들면 읽고 나서 독후감이나 서평을 쓰는 것이 되겠고, 최근의 인기가 많았던 영화 어스는 관람 후 사람들이 스스로 해석하고 계속 화자 되게 함으로써 인기를 이어갔습니다. 애플의 아이패드 프로는 이제 종이는 필요 없고 패드에서 바로 그림을 그려도 된다는 이야기를 만들어냈습니다. 거기다가 고객들이 아이패드 프로를 이용해 그림을 그리는 상상까지 할 수 있게 마케팅한 것이 큰 성공요인입니다. 세 가지를 잘 기억했다가 마케팅할 때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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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애리얼리 부의 감각

<상식 밖의 경제학>으로 널리 알려진 저자 댄 애리얼리와 행동경제학 신봉자인 제프 크라이슬러가 함께 집필한 책으로,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돈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신용카드로 고통이 없는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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