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차 앙드레 시트로엥 Andre Citroen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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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제차 앙드레 시트로엥 Andre Citroen 역사

자동차 회사 설립자들 중에서도 특이하기로 치면 프랑스 브랜드 시트로엥 Citroen 설립자인 앙드레 시트로엥 Andre Citroen을 빼놓을 수 없다. 명문 에콜 폴리테크니크를 졸업한 실력 좋은 엔지니어였던 그가 처음 벌였던 사업은 V자 형태의 이빨을 가진 특수 기어 제조업이었다. 지금 시트로엥을 상징하는 쐐기형 엠블럼은 그의 첫 제작품에서 따온 것이다.

 

 

시트로엥은 탁월한 엔지니어이자 수재였으며, 엔지니어로는 보기 드물게 뛰어난 경영 수완까지 가진 인물이었다. 1912년 미국으로 건너가 당시 미국은 물론 유럽까지 떠들썩하게 했던 헨리 포드의 대량생산 시스템을 직접 보고 온 그는 제1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자동차 회사를 설립하기로 결심한다.

1919년 설립한 시트로엥은 회사가 세워진 순간부터 이전에 없던 놀라운 아이디어를 펑펑 쏟아내기 시작했다. 기술력과 디자인, 마케팅은 마치 ‘별에서 온 그대’ 같은 솜씨였다. 회사 설립 직후인 1919년 출시한 첫 차인 타입 A는 유럽 최초의 양산차로 기록되었다. 단순히 포드의 컨베이어 시스템을 보고 감탄만 했던 게 아니라, 자신의 방식을 접목한 대량생산을 곧장 시도했던 것이다. U턴을 하고 나면 스티어링 휠 steering wheel이 알아서 제자리로 되돌아오는 셀프 센터링 self centering도 시트로엥이 처음 고안한 방식이었다. 만약 이 시스템이 없었더라면, U턴을 하거나 코너를 돌 때마다 스티어링 휠을 몇 바퀴 돌렸는지 일일이 기억해가며 운전해야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시트로엥은 당시 가브리엘 브와쟁Gabriel Voisin과 더불어 프랑스 자동차 엔지니어링의 선구자로 불리던 앙드레 르페브르 Andre Lefebvre, 그리고 그의 팀을 스카우트해 개발에 몰두한 끝에 1934년에는 최초의 전륜구동 자동차인 트락 숑 아방 Traction Avant을 발표했다.

 

 

트락 숑아방은 모든 면에서 혁신적인 차였다. 후륜구동뿐이던 시절 과감히 전륜구동을 채택했으며 모노코크 monocoque 보디(차체와 뼈대가 하나로 되어 있는 구조. 가벼우면서 강성도 좋아 현재 승용차뿐 아니라 다수의 SUV도 이 구조를 쓴다)를 채택해 주행 안정성과 내구성까지 충족시켰다. 전륜구동 방식과 모노코크 보디를 쓴 덕에 한결 넉넉한 실내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으며, 사상 처음으로 유압식 브레이크를 달아 안전성까지 높였다. 이 차를 통해 현대적인 패밀리카의 개념이 정립될 수 있었다.

1948년에 발표한 2CV는 파격적인 디자인과 혁신적 콘셉트로 등장과 동시에 화제가 되었다. 주름 잡힌 차체 표면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강성을 높이기 위한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이 차의 개발 목적은 단순했다. “달걀 바구니를 싣고 비포장도로를 달려도 달걀이 깨지지 않는 유연한 서스펜션 suspension을 가진 차.” 그렇게 만들어진 2CV는 거친 비포장도로를 캥거루처럼 경쾌하게 달렸으며, 거친 길을 고속으로 달려도 좋은 승차감을 잃지 않았다. 여기에 저렴한 가격까지 더해져 프랑스 서민들과 농민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급기야 프랑스의 상징으로까지 떠오른 2CV는 1948년부터 1990년까지 무려 42년간 모델 변경 없이 생산되었다.

 

프랑스의 상징으로 불리운 2CV는 거친 도로를 고속으로 달려도 좋은 승차감을 잃지 않는 데다 가격까지 저렴해 프랑스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시트로엥의 혁신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1955년에는 당시 프랑스의 발전을 주도하던 에콜 폴리테크니크 출신 엘리트 엔지니어들이 자존심을 걸고 개발한 DS가 등장한다. DS는 우주선 같은 디자인에서부터 최초로 적용한 유압식 서스펜션에 이르기까지 가히 혁명적인 요소들로 가득한 차였다.

 

 

하이드로 뉴매틱하이드로 뉴매틱 hydropneumatic이라 불린 이 서스펜션은 기존 스프링을 유압 방식으로 대체해 안정적인 승차감을 이끌어내는 방식이다. 시트로엥은 유압 방식을 서스펜션뿐 아니라 파워 스티어링 power steering과 브레이크에까지 과감히 적용해 남다른 주행감을 완성했다.

 

시트로엥은 광고 또한 기발한 방법을 택했다. 1925년부터 10년간 에펠탑을 장식한 역사상 최초의 옥외광고도 시트로엥의 아이디어였다. 이처럼 걸출한 엔지니어링 솜씨를 뽐냈던 설립자 앙드레 시트로엥은 마케팅 분야에서도 혁신을 넘어 천재적인 창의력을 발휘했다. 시트로엥은 여성 인권에 대한 개념조차 없던 1920년대에 일찌감치 사내 탁아소를 마련했고, 비슷한 시기 자동차 역사상 최초의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1925년부터 1934년까지 10년간 파리 에펠탑을 밝혔던 ‘CITROEN’이라는 글자는 역사상 최초의 옥외광고로 기록되었다. 시트로엥은 이 기발한 광고를 위해 25만 개의 전구와 600킬로미터의 전선을 동원했다.

 

첫 차인 타입 A에 이어 두 번째 모델 B2를 발표한 1921년에는 신차의 내구성을 보여주겠다며 대뜸 사하라 사막 횡단에 도전해 성공을 거뒀고, 1925년에는 강철 차체를 지닌 B12의 강성을 입증하기 위해 차체 지붕 위에 코끼리를 올려놓은 채 파리 시내를 돌아다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신차 발표 행사장에서 미래 고객이 될 어린이들에게 실제 자동차와 똑같은 형태의 미니어처를 선물하는 것도 시트로엥의 아이디어였다. 시트로엥의 마케팅이 어찌나 적극적이었던지, 당시 프랑스에서는 “아기가 태어나 처음 배우는 말이 엄마, 아빠, 그리고 시트로엥”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유행했을 정도였다.

 

시트로엥의 발랄한 마케팅과 혁신적 아이디어는 모두 기술적 자신감이 있어 가능한 것이었다. 설립자 앙드레 시트로엥은 진정 탁월한 엔지니어이자 마케팅의 천재였다. 오로지 자신이 만들어낸 브랜드와 자동차에만 빠져 일생을 보낸 행복한 괴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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