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총이 처음 등장한 것은 제 1차세계 대전 때였습니다. 기관총의 등장으로 화려한 금장 복장에 말을 타고 대오를 갖추어 위세를 자랑하던 기마병들은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대신 참호를 파거나 요새에 숨어 적을 적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는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1차 세계대전을 참호전이라고 부릅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프랑스 육군 장관 앙드레 마지노는 프랑스와 독일 국경 사이에 거대한 시멘트 방벽을 쌓아 올립니다. 길이 750km에 달하는 거대한 콘크리트 요새 '마지노선'의 탄생입니다. 마지노선을 따라 개인용 참호를 파고 중장형 대포를 촘촘히 설치했습니다.
프랑스는 이렇게 방어선을 구축해놓고 나자 독일군의 어떤 공격에도 안심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히틀러가 등장하여 전쟁의 기운이 고조되었지만 프랑스는 병력을 예비군으로 돌릴 정도로 여유만만했습니다. 마지노선을 철석같이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막상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독일군은 벨기에로 가로질러 프랑스로 침공해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마지노선 뒤통수에다 기관총을 겨누었습니다. 당황한 프랑스군은 총 한번 제대로 쏘아보지 못하고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여기서 '마지노선의 법칙'이 생겨났습니다.
방어선이 견고하면 심리적 무장해제를 불러일으킵니다. 전국시대의 혼란을 평정한 진나라 시황은 북방 유목민족인 흉노족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유목민들은 초원에 먹을 것이 부족해지면 어김없이 침략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불안의 씨앗을 없애기 위해 진시황은 만리장성을 쌓고는 마음을 놓았습니다.
그러나 진나라는 건국 143년, 중국이 통일된 지 15년, 진시황 사후 3년을 넘기지 못하고 내부로부터 무너져 내렸습니다. 적은 이뵈구 아니라 내부에 있었던 것입니다. 외적을 막으려고 무리하여 쌓은 만리장성이 내부의 적을 만들어낸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중국의 진 나라와 송 나라는 양쯔 강을 건너 안잔한 곳으로 수도를 옴기고 나서 천하을 잃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수도를 북쪽에 두고 북방민족들과 대치할 때의 고구려는 강했지만 방어가 튼튼한 압록강 이남으로 수도을 옮겨 온 다음에 나를 잃었습니다.
백제 역시 한강 이남으로 수도를 옮기고 나라를 잃었습니다. 방어선이 견고하면 심리적 무장이 해제되고, 수도가 견고하면 무사안일에 빠지게 됩니다. "믿는 도끼에 발등찍힌다"도 비슷한 의미인듯 합니다. 너무 믿은 나머지 방심하여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배신을 당한다는 속담은 '마지노선의 법칙'과 비슷해보입니다.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될때 다시한번 확인하고, 가장 믿음이 갈때 다시한번 돌아봐야 하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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