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직원을 '영입'하는 프로세스는 다른 기업과 큰 차이는 없습니다. 홈페이지로 입사 지원을 받고 서류 심사, 두 번의 공식 면접을 거쳐 채용을 확정합니다. 채용공고와 원서 접수는 오직 카카오 홈페이지에 있는 '인재 영입' 코너에서만 이뤄집니다.
카카오에 관심 있는 사람만 알아서 지원하라는 뜻입니다. 경영 지원 직군은 대부분이 절차대로 진행되며 직군 특성에 따라 전형이 추가됩니다. 디자이너 직군은 입사 지원을 할 때 포트폴리오를 제출하고 면접장에서 즉석으로 도안을 그려내는 실기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개발자는 1차 인터뷰 전에 코딩 테스트를 거치는 경우가 많고 면접 현장에서 손으로 코딩 수식을 적어내는 과제를 요청받을 수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 면접 단계 중간마다 전화 인터뷰, 화상 면접이 추가되는 일도 있습니다.
카카오의 인재 선발은 구글 본사 출신의 황성현 부사장이 총괄하고 있지만 구글 스타일을 그대로 카카오에 적용하지는 않았습니다. 구글에서는 '전 세계 바퀴벌레 수는 얼마나 될까?'와 같은 지원자의 임기 대응력을 극한으로 평가하는 면접 절차가 구조화됐지만 카카오는 조금 다른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지원자들의 카카오 면접 경험담을 들어보면 직무와 연관된 경력은 어떠한지, 자주 쓰는 앱이 무엇인지, 어떤 서비스를 기획할지, 모바일 서비스에 대한 분석력과 관심도가 어느 정도인지 등을 묻는 질문이 많았다고 합니다.
가끔씩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모으는 면접 질문이 나오기도 합니다. 카카오톡과 라인의 장단점 비교하기, 다른 회사와 카카오 모두 붙으면 어디를 택할 것인지 정하기, 윷놀이에서 걸이 나올 확률을 구하기, 다음카카오 모두 붙으면 어디를 택할 것인지 정하기, 카카오톡 캐릭터 중 하나를 택해 자신을 표현하기 등입니다. 그중에서도 전설처럼 내려오는 질의응답은 아래와 같습니다.
면접관 : 앞으로 카카오톡이 어떻게 될 것 같나요?
구직자: 음, 잘 안될 것 같으니 다른 길을 알아보시면 어떨까요?
이 지원자는 놀랍게도 합격했습니다. 이 지원자는 '카카오톡이 망할 것 같은 이유'에 대해 구체적인 근거를 밝히며 그 나름대로 의미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고 전해집니다. 도발적이라도 논리적으로 소신 있게 답하면 됩니다.
최종 단계인 경영진 인터뷰를 마치면 면접관끼리 지원자의 합격 여부를 가리게 됩니다. 이때 면접관 중 한 명이라도 '이 지원자는 채용하기 애매하다'는 반응을 보이면 그 지원자는 불합격됩니다.
카카오는 인재 선발에서 '자기 주도성'을 가장 비중 있게 평가한다고 말합니다. 이 때문에 최종 면접에서 "시키는 대로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말하면 면접관 평가에서 탈락하기 쉽습니다.
카카오는 면접 단계에서 가상의 상황을 주고 어떻게 대처할지를 묻거나, 기타 질의응답에서 드러나는 지원자의 태도와 성격 등으로 능동적인지 수동적인지를 판단합니다.
객관적으로 측정되는 정량 평가가 아닌 면접자 주관이 많이 작용하는 정성 평가이고, 자기 주도성을 측정하는 정확하고 체계적인 매뉴얼이 없는 점은 한계로 지적됩니다. 한편으로는 그만큼 겉으로 드러나는 학력, 영어 성적 등 객관적 스펙에 평가가 휘둘리지 않는 장점도 있습니다.
[출저] 커넥트 에브리씽 카카오 이야기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9783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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